제가 지난 2005년 5월에 썼던 글입니다.
2006년 지방선거를 1년여 앞두고 훌륭한 지방자치 일꾼을 뽑기 위해서는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해서 자질과 정책으로 승부하자고 주장한 것입니다.
2007년 대선과 2008년 총선이 자질과 정책에 따른 선거가 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유권자와 후보자가 소통할 수 있는 선거제도의 개혁이 필요합니다.
그래야 매니페스토가 활성화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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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전선거운동 대폭 허용하자!

사전선거운동 허용하면 조기과열 주장, 현역들의 기득권

6월 임시국회가 시작되었다. 정치개혁법 개정안을 다루는 국회 정치개혁특위도 6월 국회부터 본격 가동할 예정이다. 정치의 새물을 담기위해서는 정치신인들의 정치진출의 장벽이 없어야 한다. 과연 정치개혁을 외치는 정치권에서는 자신들의 기득권을 버리고 '사전선거운동 제한'이라는 정치신인의 족쇄를 푸는 '개혁적 선택'을 할 것인지 주목된다./편집자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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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4·30 국회의원 재보선 결과 중의 하나가 인지도가 높은 후보가 당선되었다는 점이다. 한나라당 후보들은 대부분 1년여 전인 작년 총선에 출마했던 후보들로 인지도가 매우 높았던 반면 열린우리당의 경우는 지역에 알려지지 않은 정치신인들이었다.

대표적인 지역이 충남 아산 선거구이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사무총장(장관급)을 지낸 열린우리당 임좌순 후보는 중앙 정치권에서는 유명한 사람이지만 지역에서는 낮선 사람이다. 반면 한나라당의 이진구 후보는 30대부터 출마하여 이번에 7번째 도전한 인물로 지역에서는 알려진 인물이다.

선거 직전에 조사한 지역 인지도는 임좌순 후보 25.3%, 이진구 후보 60.3%였다. 특히 투표참가율이 높았던 40대 이상 중장년층에서는 그 격차가 더욱 컸다. 결국 임 후보는 자신을 제대로 알리지도 못한 채 눈물을 흘리며 선거를 마쳐야 했다.

선거의 결과는 유권자가 후보를 알고(인지도), 좋아해야 하고(선호도), 기표소에 들어가는 행위(투표참가율)가 종합된 것이다. 출마자가 경쟁력을 가지려면 선거 전에 인지도가 최소한 50%는 넘어야 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정치신인이 선거의 첫 번째 관문인 인지도의 벽을 넘지 못한 것은 근본적으로 기득권 중심의 현행 선거법 때문이다. 37년간 선관위에서 일하면서 가장 개혁적이라고 하는 현재의 선거법을 만든 임 후보도 그 덫에 걸린 것이다.

지방선거가 1년여 앞으로 다가왔다.
흔히 지방자치가 풀뿌리 민주주의로 지역주민의 삶의 질 향상에 매우 중요하다고 이야기 하지만 2002년 지방선거 투표율은 유권자의 과반에도 못 미치는 48.8%에 불과했다.

한국사회여론연구소의 5월 26일 여론조사에서도 자신이 살고 있는 기초단체의 지방자치에 대한 관심도가 45.8%에 불과했다. 특히 20대는 20.1%에 불과해 내년 지방선거의 참여율이 극히 저조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처럼 유권자의 무관심속에 선출된 기초단체장들의 1/4가 비리혐의로 구속되는 것이 대한민국 지방자치의 현주소이다.

내년 지방선거에서는 이러한 비극이 되풀이 되어서는 안 된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정치와 선거에 참여해서 좋은 후보를 뽑아야 지방자치의 미래가 있다.

대한민국은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를 보장하는 국가이다.
그러나 정치와 선거에 있어서는 기득권을 가진 현역과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정치 신인간의 철저한 불공정 시장이다. 이러한 불평등한 선거시장에서는 원천적으로 신상품(정치신인) 소개가 불가능해 소비자는 익숙한 상품(현역)만 선택하게 되어 있고, 그 잘못된 선택 때문에 4년간 고통을 받아야 한다.

내년 선거를 준비하는 정치신인은 마음은 급한데 현행 제도 하에서는 할 수 있는 것이 아무 것도 없다. 사전선거운동이 허용되기 전까지는 자신의 출마의사를 공공연하게 밝히는 것도 불법이다.

각 당의 예비경선 관문을 통과해야 하는 정당의 후보들이 지금 할 수 있는 일이란 기간당원 또는 책임당원을 모집하는 일이다. 그 과정에서 종이당원, 대납당원이 양산되고 돈과 조직의 유혹을 받게 된다. 그러나 무소속으로 출마할 사람은 이것도 못한다.

임좌순씨가 지난 2월 국회정치개혁특위에 제출한 ‘선거운동의 합리적 개선방안’이라는 정책연구보고서에 따르면 사전선거운동을 제한하는 나라는 일본과 우리나라 밖에 없다고 한다. 미국 상원의원인 힐러리 로뎀은 선거 18개월 전에 출마선언을 하고, 아무런 제약 없이 가가호호 방문 등 유권자와 꾸준하게 소통을 했다.

지난 총선만 해도 여론조사 결과 선거 일주일 전까지 지역구 후보의 신상을 알고 있다고 응답한 사람은 43.0%에 불과했다(중앙일보 2004년 4월 9일). 또한 출마자의 82.3%가 현행 선거법이 정치신인에게 불리하다고 했다고 평가했다.(한국갤럽)

그러나 현재의 정치권은 이러한 문제에 대한 근본적인 해법을 제시하지 않고 있다.
지난 5월 국회 정치개혁협의회가 제출한 보고서에도 사전선거운동을 현행보다 2달 늘린 180일전으로 바꾼 것에 그쳤다. 이는 정치신인은 올해까지는 아무 것도 하지 말란 이야기이다. 더구나 열린우리당과 한나라당은 이러한 정치관계법에 대한 당론조차 제시하지 않고 있고, 국회 정치개혁특위는 여전히 공전 중이다.

선거문화 개혁의 핵심은 후보자와 유권자가 상호 소통을 확대하는 것이다.
후보자는 자신의 철학이나 비전을 유권자에게 충분히 전달할 수 있어야 하고, 유권자는 후보자의 자질과 능력 등에 대한 풍부한 정보를 가져야 한다.

사전선거운동을 허용하면 조기 과열현상을 우려하는 시각은 현역 중심의 기득권자의 입장이다. 이미 유권자 의식이 돈과 조직선거를 허용하지 않는다. 돈과 조직을 묶되, 자질과 비전을 겨루는 선의의 경쟁을 풀어주어야 한다. 지역문제에 대한 비전과 공약은 과열될수록 좋은 것이다. 적어도 지역일꾼이 되고자 하는 후보라면 지역주민의 애로사항이 무엇인지,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 것인지 준비가 되어있어야 한다. 유권자는 후보를 통해 지역문제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누가 더 좋은 지도자인지 충분한 정보를 가질수록 지방자치는 발전하게 된다.

이번 6월 임시국회에서는 정치권이 기득권을 버리고 ‘사전선거운동 제한 폐지’ 등 불공정한 게임의 룰을 바꾸는 일을 우선적으로 해야 한다.


정창교 폴리뉴스 칼럼니스트/한국사회여론연구소 수석전문위원


기사입력시간: 2005-05-30/10:27:24
정창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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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osted by 나가자